© 아세안연구원 | 글: 차혜원
베트남이 지난 3월 1일부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전반을 포괄하는 법제를 시행하였다. 특히 이 법은 단순한 규제에 그치지 않고 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병행하는 종합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위험 기반 관리 체계 도입
베트남 AI 법의 핵심은 ‘위험 기반 관리’이다. 정부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권리, 안전, 보건 그리고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의 세 단계로 분류해 차등적인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 생태계 전반에 걸친 책임 체계 구축
AI 생태계 참여 주체를 개발자, 공급자, 배포자, 사용자로 세분화하고, 안전성·보안성·신뢰성 확보를 위한 공동 책임과 역할 별 의무를 명확히 규정했다. 이는 AI 기술의 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책임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 금지 행위 규정을 통한 신뢰성 확보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금지 행위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모사해 기만·조작하는 행위, 취약 계층을 악용하는 기술, 국가 안보나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허위 콘텐츠 생성·유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지식재산권, 사이버보안 관련 법을 위반하는 방식의 AI 개발 및 운영 역시 엄격히 금지된다. 아울러 생성형 AI 확산에 대응하여 투명성 규정을 강화했다. AI와의 상호작용 여부를 사용자에게 고지하고, AI 생성 콘텐츠에 대해 기계 판독이 가능한 표시 및 워터마크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
한편, 베트남 AI 법은 단순 규제를 넘어 산업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재정 지원을 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컴퓨팅 자원, 데이터, 베트남어 및 소수민족 언어 기반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을 포함한 국가 AI 인프라를 공공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바우처를 지급해 기술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법이 "베트남이 디지털 주권을 유지하면서 국제 표준에 심층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1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AI와 디지털 경제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였다.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AI와 데이터 경제를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새로운 발전 모델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국제적으로는 이러한 규제 강화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참고 자료
https://www.yna.co.kr/view/AKR202603010332000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