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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GMS 협력의 시험대, 푸난 테초 운하

박문선 2025-04-21 10:41

캄보디아는 20248, 총 연장 약 180km 규모의 푸난 테초 운하(Funan Techo Canal) 건설을 시작했다. 메콩강과 타이만을 잇는 이 운하는 17억 달러 규모로, 중국 국유기업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일대일로(BRI) 전략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캄보디아는 이 운하를 통해 베트남 항만 의존도를 낮추고 해상 물류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운하는 단순한 물류 기반 시설을 넘어서, GMS(Greater Mekong Subregion) 지역 개발의 방향성과 협력 구조에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세 가지 측면에서 GMS 내부의 구조적 긴장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는 국가 중심 개발 논리의 강화다. 푸난 테초 운하는 역내 협의보다는 국가 단위의 자율적 결정과 주권 중심 개발이 앞세워진 사례다. 메콩강위원회(MRC) 등의 협의체를 우회하거나 형식적으로만 활용하는 모습은, GMS가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국가별 전략이 우선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지역 협력 거버넌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는 중국 중심 역학 구도의 심화다. 이번 운하 사업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49%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일대일로(BRI)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캄보디아를 통한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시사한다. 반면 베트남과 태국 등 일부 GMS 국가들은 미국, 일본 등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어, 지역 내 외교·경제적 분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셋째는 환경 위협의 고조와 지속가능성 문제다. 푸난 테초 운하가 메콩강 하류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학적 검토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 메콩 델타는 농업 기반과 생물다양성, 지역 생계에 있어 심각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적 개발이 아닌 장기적 생태 협력과 환경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GMS 지역이 단순한 경제 협력 구도를 넘어, 정치, 환경, 안보가 얽힌 복합적 협력 체제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푸난 테초 운하가 국가 중심 개발 논리의 강화, 중국 중심 역학 구도의 심화환경 위협의 고조와 지속가능성 문제라는 세 가지 핵심 문제를 중심으로 GMS의 미래를 결정짓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운하의 완공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GMS가 이 과정을 통해 개별 국가 중심의 성장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공동체로서 협력의 길을 택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푸난 테초 운하는 GMS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정치적·환경적 시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 참고 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Funan_Techo_Canal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vietnam-says-it-supports-cambodias-mekong-canal-urges-cooperation-2024-08-08/

https://www.foyer-vietnam.org/le-mekong-un-fleuve-sous-lemprise-de-la-c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