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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2024-07-29 19:14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과 11개 대화 상대국, 6개 부분 대화 상대국 등은 매년 다양한 장관급 회의를 한다. 올해는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비엔티안에서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등을 연쇄적으로 주최한다. 이 회의들은 아세안을 구심점으로 삼아 지역 및 세계 현안을 논의하는 독특한 구조다.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 문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얀마 군사 정부의 동향이다. 군부 쿠데타로 '국제 외톨이' 신세가 된 미얀마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아세안 무대에 복귀할 예정이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한 것에 반발해 이듬해 2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여사의 정부를 축출하고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했다. 아세안은 2021년 특별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으나, 미얀마 군정이 이를 지키지 않아 각종 회의에 미얀마를 배제했다. 아세안은 같은 해 10월 미얀마의 '비정치적 인사'의 아세안 회의 참석을 허용했지만, 이때는 미얀마 측이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약 3년 만인 올해 아웅 카우 모(Aung Kyaw Moe)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이 아세안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올 1월 미얀마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사무차관 대행을 보내면서 조짐이 감지돼 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외교부 사무차관이라는 직책을 '비정치적 인사'로 보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가 비정치적 인사를 보내 아세안 외교 무대에 복귀하려는 것은 미얀마를 고립시키고 제재하는 것보다 회유를 통해 외교의 장으로 다시 끌어들여야 한다는 아세안 일부 국가의 주장이 힘을 얻은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군사 정권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내부적인 상황으로 인해 외교 무대 복귀를 결정한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미얀마 정부 대표의 참석에 따라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중단됐던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도 26일 재개된다.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는 한국과 메콩 5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태국)으로 구성된 지역 협력체다. 이는 우리의 제안으로 지난 2011년 출범했다. 주로 보건·경제·환경 분야 협력 방안이 다뤄지는데 미국-메콩, 일본-메콩 외교장관회의도 이번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회의 결과물인 공동 성명에서 미얀마 문제가 어떻게 표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고자료
-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7688102?sid=100
-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825803?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