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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2024-08-28 20:27
싱가포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은 0.97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2.1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홍콩, 대만, 한국 등과 마찬가지로 인구 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3년 기준 인구가 592만 명에 불과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이러한 출산율 감소는 국가 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싱가포르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대신 인적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저출산 문제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월세와 교육비의 급등으로 인해 육아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또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적 구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는 커플의 증가, 독신 비율의 상승 등이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주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도입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베이비 보너스' 제도로, 첫 두 자녀에게 각각 1만 4000 싱가포르 달러(약 1,416만 원), 세 자녀 이후부터는 출산 시마다 1만 6000 싱가포르 달러(약 1,619만 원)를 지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연근무제 강화, 미혼 남녀의 매칭을 돕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 공공주택 입주 우선권 제공, 그리고 산모에게 최대 16주의 출산 휴가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저출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 정책을 활용해 왔다. 1970년대부터 이민자 수용을 국가 발전 전략의 중요한 요소로 삼아왔으며, 이를 통해 노동력을 확보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특히 고학력 전문 인력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두어, 싱가포르의 기술력 유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 305만 명이던 싱가포르 인구는 2020년 569만 명까지 불어났으며, 이는 해당 기간 30년 동안 약 8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이민 정책이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적 통합과 문화적 갈등 등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참고자료]
https://www.singstat.gov.sg/find-data/search-by-theme/population/births-and-fertility/latest-data
https://www.mk.co.kr/news/society/1096664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6369
https://www.population.gov.sg/media-centre/articles/population-in-brief-2023-key-tr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