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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차 콜로키엄 (The 43rd Colloquium) 주요 논의 내용

박문선 2018-04-02 00:00

동남아지역원 제43차 콜로키엄


 

- 일시 및 장소: 2018년 3월 29일 목요일 15:00~17:00,  A501

 

1. 현지조사결과 발표

- 김동엽, “기억의 표상에 담긴 지역성 연구: 필리핀 위안부 동상을 중심으로”

 

1) 발표 주요 내용

① 상호텍스트성과 지역연구

- 2017년 12월 건립된 필리핀 위안부 동상을 사례로 동남아시아 지역연구 방법론으로서  ‘상호텍스트성’ 분석 방법 적용

- 상호텍스트성: 후기구조주의 방법론으로서 문화 해석 또는 문화 이해의 방법으로서 활용되어옴; 문화연구와 지역연구를 결합하는 방법으로서 동남아시아 사회 연구에 적용 시도

- ‘텍스트’는 단지 글뿐 아니라 인간 활동의 다양한 산물을 포괄하는 개념; 동상과 같은 조형물은 글로 된 텍스트보다 상징적 성격이 크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의미의 생산과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라 할 수 있음. 위안부 동상은 필리핀 사회의 전쟁경험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표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텍스트로서,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지역성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② 기억의 표상으로서 필리핀 위안부 동상

-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NHCP)가 민간단체 뚜라이재단(중국계)의 지원을 받아 제작; 화인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필리핀 사회 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함

- 한국의 평화의 소녀상과 필리핀 위안부 동상 비교: 어린 소녀, 전통적인 한국인의 얼굴과 앉아있는 모습으로 재현된 한국의 소녀상과 달리 필리핀 위안부 동상은 20대 메스티조 여성의 모습을 한 입상

- 동상 제작 작가와의 인터뷰: 위안부 동상에 작가가 담은 의미 포착하고자 함. 눈을 가린 모습은 필리핀 사회에서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무관심 반영. 전통의상 위에 새겨진 문양(‘사랑의 체인’이라는 덩굴성 식물 형상화)은 끊어내려 해도 계속 자라나는 과거의 기억 상징; 동상을 재현하는 데 사용된 각 요소들은 작가 자신의 숙고가 담긴 것이긴 하나 일부는 제작 의뢰자의 의도에 따라 본래의 안에서 수정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함. 본래는 나이트가운을 입고 있는 삭발한 여성의 모습으로 기획(일부러 추한 모습을 하여 일본군을 기피하기 위한 것-필리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위안부상)하였으나 의뢰자의 의견 반영하여 수정 → 필리핀 사회에서 미의 상징인 메스티조 여성의 모습, 전통의상 ‘마리아 클라라’를 입은 모습 등

- 동상이 자리한 위치의 상징성: 일본 대사관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로하스대로에 위치. 마닐라베이를 등지고 시내 쪽을 바라보는 모습-일출시 동상의 배경인 바다의 모습이 일장기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데 착안

- 이상과 같이 위안부 동상을 재현하는 데 사용된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포착함으로써 필리핀 사회의 지역성을 규명

 

2) 의견 및 코멘트

① 텍스트의 사회적 성격

- 특정 단체 및 작가 개인의 의도가 과잉 반영됨-전통적인 필리핀 여성의 모습이 아닌 메스티조 여성의 모습, 눈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나 (필시 식민지배의 산물이었을) 전통의상을 입은 모습, 의상의 문양 등은 작가나 제작자의 의도와 해석에 따른 것이지 위안부에 대한 필리핀 사람들의 일반적 인식과는 거리가 있음. 또한 위안부 동상의 건립이 필리핀 사회에 불러일으킨 반향은 지극히 미약함. 텍스트의 상호적 성격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조형물의 이미지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사회적 사건으로서 조형물의 등장이 필리핀 사회에 던진 의미와 반향이 분석될 필요가 있는데, 위안부 동상의 건립은 이와 같은 사회적 성격이 결여되어 있어 상호텍스트성의 분석틀이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② '텍스트 이전의 텍스트'에 대한 이해

- 한국의 평화의 소녀상과 필리핀 위안부 동상은 식민지배 경험에 대한 두 사회의 인식 차이 반영. 현재로서는 필리핀 사회에서 위안부 동상 관련 이슈가 대두되지 않고 있어 텍스트로 성립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한국과의 비교 연구는 일정정도 사회적 이슈화가 진행되고 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임; 현재 필리핀에서 그러한 과정이 전개되지 않는 이유(역사적 경험에 대한 인식 차이, 필리핀-일본 관계 차원에서의 여러 맥락 등)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상호텍스트성 분석이 요구됨

 

2. 연구 아젠다 결과물 주제 관련 토론 및 적합성 검토

① 지역연구의 새로운 방법론 모색

- 기존의 지역연구가 제국주의 및 식민지배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근래의 지역연구는 그것과는 다른 목적을 가진 것임을 주지할 필요 있음; 변화한 연구 목적에 맞추어 새로운 연구 방법론 정립 요구됨

- 근래의 지역연구(특히 동남아학자들에 의한 지역연구)는 지역성 또는 정체성의 문제에 천착; 동남아시아 각 사회의 스스로에 대한 자각,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찾기

- 상호텍스트성 접근방법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해석이 내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관점과 콘텐츠 자체가 자리한 역사적 맥락 등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용

 

② 파이널 결과물-총서 발간 관련

- 하나의 ‘문화적 단위’로서 동남아시아를 인식하고 구성하는 방법이 반드시 미시적 차원의 연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님; 다양한 주제로 세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되 이를 동남아시아라는 맥락에 비추어 분석하는 형태의 연구 결과물 엮어 총서 발간

- 동남아시아의 지역성 및 연구 방법론 관련 내용 수록; 추가 논의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