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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아 2014-06-27 00:00
물의 상징(water symbol)
세상의 그 어떤 지역도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만큼 수많은 물의 상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태국에서는 제의, 문학, 무용, 민속, 회화, 조각, 건축 또는 도시계획 등 어떤 분야에서든 물과 관련된 여러 속성들이 그 기초를 이루고 있다. 본 저술의 목적은 이 같은 현상들을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의 상징과 관련해서 여기에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개념적 제약들이 존재한다. 그 제약들 중 한 가지는 문자의 발명과 더불어 시작된 역사와 문명이 비옥한 초승달지대(Fertile Crescent. 비옥한 초승달지대는 나일 강과 티그리스 강, 페르시아 만을 연결하는 고대 농업 지대를 일컫는다-역주)와 이집트에서 발흥하여 일반적으로 북회귀선 북쪽에 위치하는 지중해 문명과 기타 문명들로 파급되었다고 보는 통념이다. 이 통념에 따르면 북회귀선의 남쪽지역은 (북회귀선의 북부지역에서 구축한) 문명을 수용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약 1만 년 전 문명의 저수지가 북위 20도에서 남위 20도 사이에 있는 지역,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것으로 주장하는 권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제약은 동남아시아에서의 예술과 건축은 다른 문화부문과 마찬가지로 그 뿌리를 원칙적으로 힌두교-불교의 우주적 모델에 두고 있다는 주장인데, 여기서 그 모델의 근본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예술사학자들 가운데 특히 동남아 지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비정형적인 예술을 경시하고 정형적인 예술과 건축만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본서에서는 문화적 기원의 맥락에서 과거와 연계되는 고리를 찾기 위해 이 두 가지 예술형태를 모두 살펴 볼 것이다.
비록 태국의 사례에 연구가 집중되기는 하겠지만, 전반적인 주제들은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내륙지역을 포함한 서태평양 전역과 관련된다. 이 지역에서 등장하여 현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행동양식과 건축 환경에서의 원형들이 본서에서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