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쿠데타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얀마 쿠데타 국면에 관한 동남아지역설명회가 3월 26일(금) 줌(ZOOM) 화상회의로 개최되었다.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와 부산외대 아세안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설명회는 ‘미얀마 위기: 쿠데타, 시민불복종운동, 그리고 국제적 대응’이라는 주제로 80여명이 참가해 오후 3시부터 실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설명회는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동남아지역전문가들의 진단과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미얀마 쿠데타 이후 국제적, 지역적, 국가적 차원의 대응 양상과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전제성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설명회는 부산외국어대학교 김홍구 총장의 개회사로 그 막을 올렸다.
개회사에서 김홍구 부산외대 총장은 “미얀마 사람들이 국제사회의 지지 및 연대를 적극적으로 호소하는 모습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이 회상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국제 사회가 공동의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한국정부와 민간도 이번 위기 상황에 국제협력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기홍 박사(시드니대)의 ‘군부주도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시드니 대학교의 문기홍 박사는 ‘군부주도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미얀마 민주주의 위기의 전개과정을 발표하였다.
특히 문기홍 박사는 “이번 쿠데타에서 땃마도는 손쉽게 쿠데타를 성공시켰다고 볼 수 있다”며 “그 배경은 지난 약 20여 년간 군부가 주도했던 민주화의 과정 속에서 본인들의 이해가 잘 보호되도록 제도적으로 잘 형성을 해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얀마에서는 실제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의 증가 및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해 민주주의의 위기가 발생했음을 언급하였다.
한편 1962년도부터 국가 권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땃마도는 총사령관을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이 되었기에, 조직이 와해될 정도의 내부분열은 없었으며 권력이 사유화 되어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지는 않았다고 첨언했다.
■ 김희숙 박사(전북대)의 ‘시민불복종운동의 전개 양상과 사회·정치적 함의’
두 번째 미얀마의 시민불복종운동에 대한 발표를 맡은 김희숙 박사는 “2월 3일 정부병원 의료 종사자들이 업무 수행 거부로 시민불복종운동이 시작되었으며 시민들의 의지가 반영되어 각계각층이 동참하면서 전국적인 저항운동으로 확산되었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시민불복종운동에서 확산되어 UN에 R2P를 통해서 개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응답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검은 깃발로 무장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CRPH에서 소수민족과 연대한 연방군대 형성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현재 시민불복종운동의 전개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미얀마 시민들을 오래, 그리고 강건히 버티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사회적 계층들이 하나의 정치적 목표를 향해 단합되게 하여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하면서 시민불복종운동의 전개의 중심에는 ”Z세대“와 ”여성“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시민불복종운동에서의 다양한 소수민족그룹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방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최종 목표의 이질성과 군부의 소수민족 회유책으로 인한 내재되어 있는 문제, 분화된 리더십의 과제도 언급하였다.
끝으로 ”시위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얀마의 정국은 한 치 앞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미얀마가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현 상황을 평가하면서 미얀마 시민들의 염원과 같은 변화가 있기를 염원하며 발표를 마쳤다.
■ 홍문숙 교수(부산외대)의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의 대응전략: 다자 및 양자행위자를 중심으로’
세 번째 발표는 부산외국어대학교의 홍문숙 교수가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의 대응전략: 다자 및 양자행위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홍 교수는 “미얀마 위기 상황에 다양한 국제행위자들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는지 복잡한 양상에 대한 객관적 정보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다자 및 양자 행위자의 대응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2021년 1월 1일~ 2021년 3월 15일의 공식 문건에 근거하여 , UN, G7, QUAD와 같은 다자 행위자를, 중국,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을 살펴보고, 미얀마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하고 있는 주요국의 국제개발협력 기관들의 대응 및 복잡한 역동을 분석하였다.
분석을 통해 ▲1.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의 중심에 위치한 미얀마 ▲2. 중국을 견제하는 QUAD 연합(미국, 호주, 일본, 일본)의 존재감 부각 ▲3. 미국과 영국 등의 공조를 통한 다양한 정치 및 경제제재 영향력 행사 ▲4. 인도적지원 및 국제시민사회 지원확대를 통한 민감한 정치적 위기 속의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방법 모색, ▲5. 유엔과 같은 다자시스템의 평화중재 역할에 대한 실효성 및 UN 리더십의 위기라는 5가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끝으로 홍 교수는 “미얀마의 위기를 지정학적 문제로 보는 분석에 동의하지만, 지나치게 지정학적 문제로만 몰아가는 경우, 미얀마의 인도주의 및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폭이 지나치게 좁아진다”고 지적하며, “유엔과 같은 다자시스템이 대(對)미얀마 인도적 지원 확대, 보호책임원칙(R2P)에 대한 검토, 미얀마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 인정 등의 논의를 확장하는 데 있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해가며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글로벌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 박은홍 교수(성공회대)의 ‘미얀마 위기에 대한 한국·아세안 정부 대응의 과거와 현재’
마지막 발표를 맡은 성공회대 박은홍 교수는 ‘미얀마 위기에 대한 한국·아세안 정부 대응의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ASEAN의 규범과 한국의 규범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과거와 현재를 대비하였다.
박 교수는 미얀마 사태에 있어서 “최근 ASEAN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증진, 굿 거버넌스의 문제, 법치의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맥락에서 보기는 힘든 내정 불간섭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며 “내정 불간섭이라는 국가 주권의 절대성과 민주주의 인권의 재고라는 두 가치가 모순되게 존재하고 있는 ASEAN 헌장이 지금의 실망스러운 대처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NATO 외교적 측면이 과거 미얀마에 대한 외교의 실체였지만 현재는 가치 중심의 외교를 중심으로 아시아권에서도 독자적인 제재 조처를 실행하고자 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 “독재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권 인정 받는 것, 효과적 개입 고려해야”
4인 전문가의 발표 이후, 김동엽 교수(부산외대) 및 김주영 박사(전북대)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김희숙 박사와 문기홍 박사의 토론을 맡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의 김주영 박사는 “군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구축해 놓은 제도 자체를 민주화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한가”와 “미얀마의 한국 기업들이 노동자 총 파업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하였다.
이 질문에 문박사는 “서구적 관점이 아닌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에 근거한 미얀마적 관점에 따른 미얀마식 민주주의”라고 설명하였고, 김박사는 “한인 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많이 타격을 입고 이미 업무를 중단하고 있어 노동자들에 대한 태도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답변하였다.
홍문숙 교수와 박은홍 교수의 토론을 맡은 부산외대 김동엽 교수는 “소득과 관련된 민주화에 대한 기본 이론가들에 따르면 아직 미얀마는 민주화를 하기 위한 기본 경제적인 바탕이 되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민주화에 효과가 없으며 민주주의를 더 후퇴시키고 부작용이 더 큰 경우가 많았다”며 “실제로 독재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 정권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미얀마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효과적인 개입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제언하였다.
설명회 참여는 사전 접수를 통해 참가가 가능하였으며 사전 신청자는 총 105명(학계 76명, 시민사회 20명, 언론 2명, 공공기관 1명, 기타 6명)이였으며 실제 80여명이 참석하여 종료 예정된 5시를 넘기면서도 그 열기가 식지 않는 열띤 토론의 장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