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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P-EAGA BIMP-EAGA를 알기 위한 기초지식: 해양부 동남아시아 국가들

박문선 2024-05-30 00:15

동남아시아는 대륙부와 해양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해양부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브루나이, 필리핀은 모두 섬나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다라는 건너기 힘든 장벽이 있다. 이에 따라 대륙부에 비해 전쟁이 적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대륙부는 모두 같은 불교 문화권이지만, 해양부는 불교, 가톨릭, 이슬람교가 혼재되어 있어 종교적 갈등의 여지가 더 크다. 또 하나의 주요한 특징과 차이는 민족이다. 대륙부는 나라마다 민족이 모두 다르지만, 해양부는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멀리 떨어진 필리핀까지 모두 말레이계가 다수이다. 하지만 싸우는 건 똑같다. 그러나 대륙부는 민족이 달라서 싸우고, 해양부는 닮아서 싸우는 경향이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이다. 이 두 나라는 형제 같은 나라로, 동남아시아 해양권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핵심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충돌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원래 같은 나라였다. 7세기부터 14세기 사이에 스리비자야(SRIVIJAYA) 제국의 일부였으며, 팔렘방(Palembang)을 수도로 번영했던 해양 대국이었다. 그러나 스리비자야는 인도 남부의 촐라 제국에게 멸망하였고, 그 후 크고 작은 왕국이 난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영토 구분은 없었다. 역사적으로 인도네시아는 말레이반도로 건너가 말레이계를 이루었기 때문에 형의 위치에 있었다. 두 나라는 언어적으로도 거의 비슷하여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서구 열강들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는 말라카 해협이라는 좁은 해로가 있는데, 이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요충지이다. 이에 따라 서구 열강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영국은 말레이시아를,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손에 넣게 되었다. 이후 두 나라는 수백 년간 식민지라는 동병상련을 겪다가 20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독립하게 되었다.

 

1949년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다시 통합하여 Greater Indonesia를 형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를 지배하던 영국의 방해로 인해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영국은 인도네시아 지배층이 공산주의자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는 핑계를 대었지만, 실제로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이 네덜란드와 4년의 전쟁을 치러야 할 만큼 처절했던 반면 말레이시아는 영국과 협상을 통해 무혈 독립을 이루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는 영국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독립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 지배층의 야망도 더해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곧 전쟁에 돌입했고, 영국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까지 군대를 보내준 덕에 말레이시아는 따로 독립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여 형제였던 두 나라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이후 양국은 계속해서 대립하며 몇 차례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모두 다인종 국가이며, 인도네시아는 1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오랜 전통을 가진 하나의 문화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춤, 음식, 전통 의상, 염색 방식, 문자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서 원래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원조 쟁탈전이 자주 발생한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독립 후에도 영국과 네덜란드가 임의로 그린 경계로 인해 두 국가 간의 영토 분쟁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두 나라 사이에는 여전히 소유권이 불확실한 작은 섬들이 있으며, 석유 매장지가 발견될 때마다 이러한 섬들은 두 나라 간의 충돌 원인이 된다. 이 두 나라 간의 감정적인 대립은 주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라카 해협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영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 후 경제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보다 8배 이상 많은 28천만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있어 1인당 GDP5,000달러 미만이다. 그 결과,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말레이시아로 이주하여 험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말레이시아에 있는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는 200만 명 이상이었고, 말레이시아는 불법 체류자를 채찍으로 처벌하여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하였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자존심을 잃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이 최근에 궤도에 올랐으며, 잃어버린 형제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 외에도 호주를 포함한 인근의 모든 나라와 영토 분쟁 중이다. 경계가 모호한 섬들이 인도네시아 주변으로 너무 많아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인도네시아 외에 태국과 국경 분쟁을 하고 있다. 태국이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계가 다수인 지역을 오래전에 점령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경제적으로 경쟁이 심해 사이가 좋지 않다.

 

동남아의 이단아인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오랜 경쟁 관계에 있지만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가 경제를 독점하는 것을 견제해 이들을 국토 끝의 섬에 몰아넣고 연방에서 쫓아냈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독립하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독립 후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독립 과정에서 발생한 악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여러 가지 문제로 충돌할 수 있지만,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의 돈이 필요하고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의 땅과 노동력이 필요하므로 관계 악화를 피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의 리콴유가 1959년 자치정부 수반으로 취임할 당시 400달러이던 1인당 GDP가 지금은 무려 83,000달러이다. 동남아에서 압도적인 경제를 가진 싱가포르는 역내에선 초월적인 존재이다. 다만 자신의 경제에 해가 되지 않도록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충돌할 때마다 단골 중재자로 나서는 등 역내 갈등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동남아의 이질적인 존재인 브루나이는 한때 보르네오섬 전체와 필리핀 일부를 소유했지만, 영국에게 대부분 땅을 빼앗기고 섬의 한구석에 살아남았다. 생존이 위태로웠던 이 작은 왕국은 20세기 초에 석유가 발견되면서 완전히 부활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얻은 돈으로 브루나이 왕은 4,000대 이상의 슈퍼카와 100명 이상의 전담 정비사, 수백 대의 개인 비행기로 사치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국민도 낙원에 가까운 복지를 누리고 있다. 140만 명의 브루나이 국민은 세금도 내지 않고, 국왕으로부터 용돈을 받으며, 대학과 유학도 무상이며, 병원 치료도 1년에 우리 돈 800원만 내면 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 있어 노후 걱정도 없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면 낙원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슬람 국가인 브루나이는 샤리아법, 즉 이슬람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범죄의 정도에 따라 채찍으로 때리는 형벌을 가하고, 물건을 훔치면 실제로 손을 자르며, 간통을 저지르면 돌로 쳐 죽이는 형벌을 가한다. 브루나이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 싱가포르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브루나이가 큰 경제적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동쪽 끝의 동티모르는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이다. 독립한 지 20년이 조금 넘은 동티모르는 동남아시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독립을 위해 500년 동안 싸워온 동티모르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여전히 염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이방인인 필리핀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섬마다 고립되어 살다 보니 필리핀은 오랫동안 국가라는 개념도, 국민이라는 인식도 없었다. 기록도 16세기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면서부터 시작되었으며, 동남아시아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도 없다. 수백 년 동안 대규모 혼혈이 이루어지면서 외모도 동남아시아인들과는 아주 다르다. 종교도 불교와 이슬람교가 주류인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가톨릭이 주류이다. 이러한 이유로 필리핀 사람들은 동남아시아와 거의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말레이계가 다수인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필리핀은 유럽계와 중국계 혼혈이 상류층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와 사실상 별개의 존재로 여겨진다.

 


참고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G0eXUovEf3s의 내용을 요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