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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2024-05-31 19:17
필리핀은 쌀 소비량이 매우 높고 연중 3기작이 가능한 기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이 낮아 세계 2위의 쌀 수입국이다. 1970년대에는 필리핀은 쌀을 수출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농업 기술의 발전 부족과 재래식 농법, 그리고 재배 작물 전환 등의 문제로 인해 단위 면적당 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필리핀은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잦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쌀 생산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 농업 인프라 구축과 관련 연구개발, 지도 시스템 구축을 소홀히 해왔다. 이는 쌀을 주변 국가에서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다고 여긴 필리핀 정부의 정책적 판단 때문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주거용 토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쌀 재배용 농지를 산업 및 주거용으로 전환하여 벼농사용 토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었고 이는 지속적인 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이러한 모종의 이유로 1980년대 초부터 쌀 자급률이 급감하며 필리핀은 쌀 수입국으로 전락하였으며 쌀 수입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 또한 식량 수요 증가로 이어져 식량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필리핀은 매년 250만~350만 톤의 쌀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내수 충족 및 공공 비축미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필리핀이 2024년에 410만 톤의 쌀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지난해의 390만 톤 대비 5.1% 증가한 수치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필리핀의 쌀 산업의 문제는 필리핀의 현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필리핀의 식량안보 문제가 악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최근 필리핀 내 악천후로 인한 농업 피해로 자국 내 식량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난 4월 필리핀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하였다.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은 쌀 자급의 문제에서 비롯하여 여러 모종의 이유로 인해 자국 내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일시적으로 목표 범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17년 만에 최고치인 6.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높은 금리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으로 필리핀 경제성장률은 1/4분기에 정부의 목표였던 6~7%에 미달하였다.
이처럼 필리핀의 쌀 산업의 문제는 필리핀 전체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https://www.insidevina.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54
https://brunch.co.kr/@ecotown/440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80&pNttSn=195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