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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NO.2] 아세안의 소다자 협력 체계 연구

아세안연구원 2024-06-05 14:47

[정책보고서 NO.2] 아세안의 소다자 협력 체계 연구


요 약 문

 

 

1장 머리말

 

최근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이에 따른 편 가르기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아세안 중심의 지역 다자체제가 도전을 받고 있다. 이는 아세안 내부의 다양성과 다자체제 운영의 비효율성 등으로 인해 역외의 강대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세에 강력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아세안 주도의 지역 다자협력 체제가 약화됨에 따라 새로운 대안적 협력체제인 소다자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약화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를 대신하여 주목받고 있는 소다자주의 협력에 관해 알아보았다. 안보 분야와 경제 분야, 그리고 사회문화 분야로 나누어 아세안 회원국들이 포함되는 소다자 체제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아세안 소다자 체제에 우리나라가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2장 정치·안보협력 분야

 

전통안보와 관련한 아세안 내 소다자 협력, 아세안 일부 국가와 외부의 국가가 펼치는 소다자협력은 두가지 특징을 가진다. 먼저 전통안보와 관련된 아세안의 소다자 협력은 제도의 숫자에 상관없이 아세안 관련된 소다자 협력 중에서 가장 발전이 더딘 분야라고 할 수 있으며, 두번째 특성은 전통 안보 이슈와 비전통 안보 이슈 사이의 모호한 구분선이다.

아세안 역내 전통 안보 관련 소다자 협력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말라카 해협 순찰(The Malacca Straits Patrol, MSP)과 술루-술라웨시해 순찰(Sulu-Sulawesi Seas Patrol, SSSP)의 두 가지이다. 두 가지 모두 해양안보, 해양안전에 관한 협력의 성격을 가진다. MSP의 경우 말라카 해협을 끼고 있는 세 국가 즉,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이 말라카 해협의 해상 안보와 해상 안전을 위한 공동 순찰 제도이다. 후자는 술루, 술라웨시 해를 끼고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이 해양협력으로 SSSP라는 약자 외에도 칭하는 명칭이 몇 가지 더 있다.

아세안 내 전통 안보와 관련된 소다자 협력의 거버넌스에 관한 설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아세안 내 소다자 전통안보 협력이 아세안이라는 지역 기구와 어떤 방식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이는 다시 소다자 협력의 구성원이 몇몇 아세안 회원국만을 포함하거나 몇몇 아세안 회원국과 역외 국가 사이의 협력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세안 내 단결(unity)과 아세안중심성(ASEAN Centrality)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아세안 차원에서 비전통안보 문제를 주로 아세안 다자회의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주로 장관급 회의(ministrial meeting)가 있고 산하에 실무자 회의(working group meeting) 혹은 실무단(task force)를 두고 있다. 비전통 안보 분야의 장관 회의는 아세안 회원국 간 정보 교환, 최선의 사례 공유 및 공통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조정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아세안 회원국 일부가 참여하는 비전통안보 소다자 협력은 관련 이슈에 따라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비전통안보의 특성상 아세안 회원국들뿐만 아니라 역외 국가들을 포함하는 초지역적 협력 형태가 두드러진다. 역외 국가가 포함된 비전통안보 협력에 아세안 회원국 일부가 참여함으로써 아세안의 단결성(unity)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해당 이슈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여타 아세안 회원국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아세안 다자체제의 의제가 되지 못하는 소지역 이슈를 다룰 때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히려 아세안이 가지고 있는 비효율성을 보완할 수도 있다.

 

 

3장 경제협력 분야

 

베트남이 1986년 도이 머이(Doi Moi) 정책을 통해 개방을 추진하고 전 세계적으로 탈냉전이 도래하면서 대륙부 동남아의 경제협력도 구상되기 시작하였다. 태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전장(battle field)에서 시장(market place)라는 구호를 통해 공산주의 국가를 포함한 시장 확대와 경제협력을 제안하였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연결 지역이자 아세안 인구를 포함해 총 30억 명의 거대 시장 진출이 용이한 투자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대륙부 동남아 국가는 대부분 정부 주도의 개발정책이 이루어지며, 과거 사회주의권 국가의 경제개방 전환 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미래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GMS10년 주기로 1992~2002, 2002~2012, 2012~2022년 발전 단계를 수립하여 수행하고 있다. GMS의 주요 분야는 도로·공항·철도·수자원·관광 등으로 역내 경제성장과 연계성의 확산을 추구해왔다.

MRC는 메콩 수자원 관리와 메콩 유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농업 및 관개 프로그램, 유역 개발계획 프로그램, 기후변화 및 적응 이니셔티브, 환경 프로그램, 어업 프로그램, 홍수 관리 및 완화 프로그램, 정보 및 지식 관리 프로그램, 지속가능한 수력발전 이니셔티브, 통합된 역량 개발 프로그램, 통합된 메콩강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 항해 프로그램 등 총 11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ACMECS의 주요 협력 부문은 도로·다리·철도·항만·항공·역내 수로, 인터넷 망 구축, 에너지 인프라 등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 구축 무역과 투자제도 개선, 농식품 가치사슬 개선, 핀테크, 금융 연계성 강화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연계성 지원 인적자원 개발·환경 협력·지속가능한 농업·관광·보건 등으로 구성하였다.

MI는 연례 메콩 포럼을 개최함으로써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촉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부문에서 교류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역내 전자상거래 부문(E-commerce), 신규 기술을 통한 전력개발사업, 농산물 수확 후 관리시스템 개선, 식품 안전, 수력발전 정보 교류, 녹색 화물과 물류, 특별경제구역 관리, 캐나다 시장 접근 등의 부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LMC는 수자원 관리·빈곤퇴치·공공위생·인력교류·인프라·과학기술 등 45개 분야를 조기수확(early-harvest) 분야로 선정해 132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아세안은 1967년 설립된 이후 역내 소지역(Subregion)협력을 통해 정치·사회·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해양부 국가들은 낙후 소지역의 개발을 위해 인프라 개발을 우선으로 시행하고, 새로운 운송 경로와 항공 연결을 통해 무역·투자·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IMS-GT는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준지역개발협력체계 중 최초의 성장삼각지대로 1989년 형성된 기존의 SIJORI(Singapore, Johor, the Riau Islands)가 확대된 형태이다.

IMT-GTIMS-GT를 개선하여 IMT-GT 로드맵 2007-2011을 수립하여 인프라 확장과 무역 및 투자개발에 집중하였다. 2015년 아세안 경제협력체의 2025 청사진을 모델로 2017-2021 청사진 이행을 수립하고 비전 2036의 장기적인 개발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IMP-EAGA는 소지역의 물리적 연결과 에너지·전력 인프라를 통해 무역·투자·관광산업의 성장을 목표로 협력 추진 방향을 협의한다. 민다나오섬의 노동력과 술라웨시의 코코넛 등 농산물과 천연자원, 칼리만탄의 석유, 목재, 토지, 사라왁의 석유, 브루나이의 천연가스, 자본을 분담하기로 하였다. 브루나이는 항공노선 확대와 ICT, 인도네시아는 임산업, 항만, 해상 연결, 말레이시아는 관광과 인적자원개발, 필리핀은 농업과 수산업 개발을 협력한다.

4장 사회문화 협력 분야

 

해양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젊은 노동력 비율이 아세안 회원국 평균보다 높으나, 미래산업에 준비된 숙련된 노동자가 부족하다.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성이 높고,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공학, 과학기술자가 부족하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주요 산업 전반에 필요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여 청년실업률이 높다. 대륙부 동남아시아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 인력과 교육이 부족한 현실이다(The ASEAN Post, 2018).

유기적인 HRD 협력을 위한 중추적인 체계로 회원국 간 고등교육기관을 연계하여 지식을 공유한다. UNINET1996년에 수립되어 8개 대학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는 인도네시아 12개 대학, 말레이시아 10개 대학, 태국 5개 대학이 합류하여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해양부 동남아 소지역은 인종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유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말레이인과 토착 종족들이 거주하고 대부분은 말레이어를 구사한다. 이들은 과거로부터 국경 지역 간 물물교환과 인적 이동이 자유로워 전통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였다. 경제현황은 인프라 연계성이 취약하여 수출 비중이 낮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여 주로 자원개발에 의존하며, 해외투자 유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 교류는 아세안 국가들 사이의 상호 이해와 존중을 높이고, 지역 내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스포츠는 건강 증진, 사회적 포용, 그리고 경제적 발전과 같은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서 음악 교류와 문화 협력을 촉진하는 몇 가지 핵심 프로그램이 있으며, 아세안-한국 음악 축제 (AKMF), 아세안 음악 쇼케이스 축제(The ASEAN Music Showcase Festival), 아세안 청년 교류(The ASEAN Youth Exchange (AYE) program) 등이 있다.

아세안 지역의 경제적 및 사회적 발전에 있어 정보통신기술(ICT)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아세안 소다자 협력 체계는 회원국 간의 경제적 통합을 촉진하고 지역 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 과정에서 ICT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아세안의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와 GMS, BIMP-EAGA 등 주요 소지역의 ICT 정책 및 발전 동향을 설명한다. 각 국가와 소지역은 ICT 기술 발전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서 ICT 기반의 경제 발전, 사회적 격차 해소, 첨단 인재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소다자 협력체계에서 ICT는 생산성 향상, 혁신 경제 생태계 조성, 무역 및 투자의 확대, 고급 인력 양성,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 등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통합 측면에서 매우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ICT는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 기회를 확장하며,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함으로써, 아세안 국가들 간의 사회적 연대와 통합을 촉진한다.

 

 

5장 맺음말

 

본 연구는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약화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를 대신하여 주목받고 있는 소다자주의 협력에 관해 알아보았다. 안보 분야와 경제 분야, 그리고 사회문화 분야로 나누어 아세안 회원국들이 포함되는 소다자 체제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한국에게 아세안 지역만큼 강대국 간의 전략경쟁 속에서 전략적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은 없다. 또한 아세안 지역만큼 한국의 중견국 외교가 강하게 발현될 수 있는 곳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아세안 지역 전략에 있어서 소극적이었고 체계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의 대 아세안 접근은 안보협력과 경제협력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각각 안보 문제는 아세안 차원의 다자관계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경제문제는 주로 개별국가 차원의 양자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아세안 소다자 체제에 우리나라가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소지역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본 연구를 기초로 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