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양 꿀릿 공연에서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 형상의 인형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인형은 “구눙안(Gunungan)” 혹은 “카요난(Kayonan)”이라고 불리는 부채 모양의 커다란 인형이다. 구눙안은 사람 형상이 아니기 때문에 인형이라고 불리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와양 꿀릿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가진 인형이다. 구눙안은 극이 시작할 때 중앙의 나무를 표현하는 것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여러 개를 이용하여 산과 같은 배경을 표현할 때에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극 중에는 바람에 휘날리듯이 날라가버리는 장면이나, 강력한 힘을 표현할 때에도 보조적 도구로서 사용되는 것이 이 구눙안 인형이다. 또한 극중에서는 부채질하거나 뱅뱅 돌리기도 하므로, 이러한 극중 용도를 고려하여 제작된다.

구눙안은 보통 부채 모양으로 만들어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의 뼈대가 곧고 바른 형태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뼈대가 휘면 부채질할 때나 뱅뱅 돌릴 때에 그림자가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눙안 표면에 그려진 집이나 동물, 그리고 나무나 식물 형상, 뱀이나 가루다 등의 형태들은 매우 다양하며 크기와 색채도 여러 종류가 있다.

결국 구눙안이나 캐릭터 형상의 인형들은 와양 꿀릿 공연 자체에서 사용되는 용도를 최대한 고려하여 기능성을 살려서 제작되는 인형들이며, 인도네시아 전통 예술과 공예 기능 분야를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이러한 인형의 제작 방식은 와양 꿀릿이라는 공연 예술 전통과 함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서 계속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