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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주요국 합계출산율 1%대, 왜?

김제현 2023-10-27 14:12

아세안 주요 회원국들의 출생률이 1%대로 뚝 떨어지며 ‘베이비 버스트(Baby bust 출생률 급락)’에 직면했다. 저출생으로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아온 나라 중 하나는 싱가포르로 1975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생각되는 평균 자녀 수)이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 출생 규모(대체출산율)인 2.1명까지 떨어진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으며, 지난해에는 1.05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태국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1.30명으로, 유엔은 올해 한 명 이하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까지 겪은 태국 정부는 저출생 해결을 국정 과제로 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의 지난해 전체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이웃 나라들보다 양호하지만, 최대 도시 호찌민(1.39명)은 태국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인은 단순하게 점점 아이를 낳고 기르기 힘든 세상이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동남아에서 빠르게 산업화·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사람이 몰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생활비, 교육비가 치솟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활발해졌는데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저출생을 부추긴다. 국가 입장에서 출생률 저하는 ‘재앙’이다. ‘생산가능 인구 급락→소비 여력 감소→경제 활력 저하’라는 연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소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 동남아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각국은 출생률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내놓는 대책 역시 한국처럼 아이를 낳으면 돈 몇 푼을 쥐여 주거나, 학비 일부를 지원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 웨이 탄 EIU 연구원은 “돈을 뿌리는 것만으로는 낮은 출생률을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 시스템의 취약한 부분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는 게 더 건강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참고자료

‘인구 대국동남아도아이 안 낳아”...합계출산율 1%, ? [아세안 속으로]